《안녕, 나의 홍콩》남예슬 디자이너

《안녕, 나의 홍콩》남예슬 디자이너

이번 《안녕, 나의 홍콩》프로젝트는 침사추이의 모던 한식 레스토랑 의 아이덴티티 디자인을 담당한 그래픽 디자이너 남예슬님을 소개합니다 !

이번 HKKKulture가 야심차게 준비한 프로젝트 《안녕, 나의 홍콩》의 두번째 에피소드를 소개합니다! 바로 한국과 홍콩에서 프리렌서 디자이너로 활발하게 활동하고있는 남예슬 디자이너님의 이야기 인데요.

평범한 한국에서의 생활을 뒤로 한채, 한번도 경험한적 없는 해외에서의 생활을 도전하게 된 그녀의 이야기를 들으면 감탄이 절로 나오네요 

그럼 지금부터, 과연 그녀가 “왜” 홍콩까지 오게 되었는지.
홍콩에서 가장 예술적 영감을 받았던 장소는 어디인지 등 다양한 이야기를 저희와 함께 나눠볼까요 ?  

1.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안녕하세요 그래픽 디자이너 남예슬입니다.
현재는 한국과 홍콩에서 프리랜서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2. 홍콩에 이주하게 된 구체적인 계기나, 특별한 사연이 있다면 ?

거창한 계기나 이유가 있었다면 좋았을 것 같지만, 사실 아주 대단한 이유가 있었던것은 아니였습니다. 한국에서 디자이너로 활동을 하다가보니 점점 제 자신이 고인물이 되고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그 이유로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기로 결심하고, 충동적으로 세계 각국에 있는 다양한 회사에 이력서를 넣기 시작했습니다. 운이좋게도 홍콩에 취업이되어 이직을하게 되었구요. 홍콩과는 아무런 인연도 지식도 없었던 제가 이곳에 오게 된 것은 생각해보면 아주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

3. 홍콩에서 진행했었던 디자인 프로젝트가 있다면 한가지만 설명해주세요.

2016년 5월에 침사추이에 오픈한 모딘한식 레스토랑 ‘한반도’의 브랜딩 아이덴티티 디자인을 담당하였습니다. 두명의 셰프를 중심으로 ‘포크와 나이프만 으로도 한식을 즐길 수 있다’는 현대적인 메세지를 홍콩사람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려고 노력했죠.

이 프로젝트에는 모든 메뉴에 한국의 문화와 풍경, 정서를 담은 이름을 붙이려고 많이 고민 했던 것 같아요.  그릇 하나하나 스토리가있는 음식들이었기 때문에, 메뉴디자인에 있어서도 일러스트레이션 기법을 통해 시각적으로 스토리텔링을 오랜 고민 끝에 풀어가려했구요. 그동안 전시 그래픽 디자인만 담당했었던 저에게는 브랜딩 디자인은 신선 그 자체였어요. 로고,영상,편집,광고,사인 이 모든걸 포괄했기때문에 제 인생에 있어서서 첫 도전이라고 말해도 과언은 아닌것 같아요.

4. 한국이나 기타 경험했던 나라들하고 비교했을때, 홍콩에서 디자인을 하는 것의 매력이나 장단점이 있나요?

아무래도 가장 큰 장점은 국제적인 도시라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문화권과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한곳에 모여사는 대도시인 만큼, 제가 한국에서 살았다면 상상하지 못했을 가치관이나 시각들을 많이 얻게되는 것 같아요. 여러문화를 접하고 즐기고 이해하는 것. 여러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는 것 자체가 디자이너에게는 아주 중요한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5. 요즘 홍콩에서 대중문화의 선두로 한류를 쉽게 발견할 수 있는데요,  한국인이라서 특별히 보이는 기대감이나 스스로 갖게되는 생각이 있나요?

저는 개인적으로 제 자신을 정의할때 한국인 이라는걸 크게 중요하게 생각하며 살지는 않았어요. 물론 그 동안 한국에서 살았으니 모두가 한국인인 사회에서 제 국적이 특별하다고 생각되지가 않았기 때문이겠죠.. 홍콩에 와서는 아무래도 한류열풍이 대단하다보니 주변에서 저랑 의견교류 하고싶은 친구들도 많이 있었어요.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런부분에 있어서 한국인들만이 가질 수 있는 정서적 표현들이 분명히 존재한다고는 생각해요. 디자인도 그렇구요. 물론 제 디자인이 한국의 디자인이다라고 말하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그 표현의 지지대는 제가 살아왔던 나라였고 문화였기때문에 그것이 홍콩에서 활동중인 저에게 강력한 무기가 되고있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고 생각해요.

6. 예술적 영감은 어디서 많이 얻나요? 나만의 장소라던지 추천하고싶은 홍콩의 명소가 있다면?

섹오빌리지. 바다가 없는 도시에서 살아와서 그런지 바다 많은 홍콩은 참 좋더라구요. 바쁜 중심가에서 벗어나면 여유롭고 평화로운 장소이기도하구요, 파스텔톤의 건물들과 영국과 홍콩 문화가 섞인 독특한 디자인들도 곳곳에 많이 발견할 수 있구요.

그리고 두번째로는 스케치 모임이 생각나네요. 처음 홍콩에 왔을때는 집근처 카페에서 매주 한시간정도 진행되는 스케치 모임에 나갔어요. 캐주얼하게 그림을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서로를 그려주는 모임이에요. 다양한 필체의 그림을보고 대화를 나누다보면 저도 그 순간만큼은 다른 생각을 하지않고 온전히 제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좋았구요. 디자이너를 한다는건 아무래도 정식적인 소모가 큰 직업이기 때문에 이렇게 틈틈히 스스로를 돌봐주거나 충전하지 않으면 결코 좋은 디자인이 나올수 없다고 생각하구요. 물론 작품을 보러 다니는것도 중요하지만 그것 못지않게 각자만의 방법으로 힐링하는 시간을 갖는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특히나 홍콩처럼 바쁜도시라면 더더욱요.

7. 실무를 통해 깨닫게되는 한국과 홍콩의 디자인, 디자인 업계의 비슷한 점이나 이에 근거한 두나라의 강점. 나아갈 방향에 대한 본인의 생각은?

먼저 저녁없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것은 모든 디자이너들의 숙명인것 같네요. 제가 한국에서는 박물관,전시관 등 국가사업 위주로 작업을 했기 때문에 디자인 자체가 FM적이고 정적이었는데요. 홍콩에서 디자인을 하면서 더 사고가 풍부해지고 유연해진 것 같아요.
사실 한국이나 홍콩 등 회사마다 다른 문화와 성격을 가지고있기 때문에 두나라를 일반화해서 차이를 생각하기란 조금 어려운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저는 한국과 달리 회식문화가 없는 홍콩은 정말 좋다고 생각해요. 뿐만아니라, 일이 없을땐 모두가 당연하게 집으로 돌아가고 직장동료와 친구가 될 수 있고, 상하관계 없이 동등한 수평적인 관계로 지내는 것 등 이런 부분들은 우리 한국이 앞으로 개선하고 나아가야할 방향이라고 생각해요.

8. 홍콩에서 가장 힘들었던 기억이 있다면 ? 그리고 그 경험을 통해 배울 수 있었던것이 있었나요?  

가장 힘들었던 건 언어적인 문제였던 것 같아요. 한국에는 ‘무식한 자가 용감하다’라는 말이 있어요. 당시 한국어 말고는 아무런 언어를 할 수 없었던 제가 여기와서 일을하겠다고 했으니… 지금 생각하면 바보같이 용감했다고 생각해요. 회사에서는 다행히 저의 부족한 영어실력을 이해해주었기때문에 큰 문제가 없었어요. 하지만 거래처와 함께 일할때가 매번 고통이었던것 같아요. 생각해보면 발주를 할때도 오해가 생겨 종종 문제가 많았고, 영어를 못하니 무시당하는 일도 많았거든요.. 저는 당시 아플때도 통역해줄 사람이 필요했고, 병원조차 혼자 못가는 제 자신이 너무 싫어질 정도 였었던것 같아요.  다행히 지금은 좋은친구들도 만나고 영국문화원과 언어모임 수업을 가지면서 자연스럽게 영어가 많이 발전했어요.이 모든게 어떻게보면 홍콩이여서 가능했다고는 생각해요.

9. 홍콩으로 진출을 꿈꾸는 디자이너 분들이나, 디자인 업계로 진출하고싶어하는 친구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나요?

“GOOD DESINE is for GOOD CLIENTS “ 라는 말이 있죠. 좋은 디자이너가 되는 것만큼이나 좋은 클라이언트와 회사를 만난다는건 디자이너들에게 천운이라고 생각되요. 어떤경우에 우리는 하고싶지않은 디자인. 말도안되는 조건들을 요청받을 때가 있어요. 그때 저도 마찬가지지만 많은 디자이너들은 자괴감을 느끼게 되요. 근데 그건 절때 본인의 역량이나 실력문제가 아니라고 말하고 싶어요. 저는 상당히 고집이 있는 디자이너였기 때문에 어떤고객은 저에게 “대나무처럼 살지마라” 라고 하셨던게 기억나네요. 대나무는 금방 부러진다 라고 하기도 하셨구요. 근데 그이야기를 들은 다른 분은 “부러진 대나무는 죽창으로도 쓰인다” 라고도 하셨어요. 이말처럼 같은 대나무도 각자의 시각에 따라 다르게 해석되는 것 처럼 여러분의 디자인도 생각도 가치관도 다르게 해석될 수 있고 그걸 어디에가던 옳고 그르다 라고 판단할 수없다는 사실을 염두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홍콩으로 이직을 생각하시는 분들 또한 다양한 시각과 관점으로 사물을 바라보고 판단하시기를 바래요!

10.  앞으로의 꿈. 이런 사람이 되고싶다.

제가 제자신을 소개할때 한국인 남예슬이라고 말할수 있고, 91년생 남예슬이라고 말할수도있고 저희 부모님의 딸 누구의 친구 등 다양한 수식어들로 표현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저는 디자이너 남예슬이라고 저를 소개하는걸 무엇보다 제일 좋아해요. 하지만 이건 지금까지 제 인생에서 좋아하는 것을 딱 하나만 찾았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홍콩에 살면서 알게된 저는 등산을 좋아했고, 수영을 잘했고, 발레를 좋아했고, 요가에 소질이 있었다는거에요. 그리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대화를 나누고 새로운 장소를가고 칵테일을 좋아했고 피쉬볼과 딤섬을 사랑한다는것을 지금까지는 알지 못했어요. 그래서 저는 제가 뭘 잘하고 좋아하는지 계속해서 고고학자처럼 발굴해나갈 생각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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